Posted by
iheese
on January 12, 2023 ·
7 mins read
취뽀
첫 회고록을 취업하고 적고 싶었는데 첫 번째 회고록을 미리 적었던 이유는 생각보다 취업 기간이 길어길 경우 그 시기의 내 감정, 생각을 기록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근데 정말 운이 좋게도 생각보다 일찍 백엔드 개발자로서의 길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 오래 걸릴 것 같았다.
나의 첫 직장은 나름 체계적인 개발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견 회사이다. 또한 좋은 팀원들과 시니어 개발자 분들이 계시고 나를 좋은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요건은 모두 충족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회사로는 배울 점도 많고 아주 감사할 따름이다.
은근 희망하는 도메인들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라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취준할 때 신입에게는 도매인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말을 들어서 슬펐는데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집과의 거리와 교통편도 괜찮고 구내 식당이 있다는 것이 매우 행복하다. 그 외에 복지들도 나를 상당히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취업 전에 나는 뭘했나
대학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어렸을 때 부터 미래를 예측한 일에 관심이 많았다.(그렇게 괴짜는 아니다. 괴짜들은 천재니까) 중고등학교까지 미래를 예측하는 게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일환으로 통계학과로 들어갔다. 미래 예측, 통계학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굿, 점괘, 타로? 등등 나는 다행히도 이쪽은 아니었다. 수학을 좋아하기도 했고 숫자로 미래 예측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통계학과에서 어떤 일련의 분석 과정을 통해 추정하여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으니 미래 예측에 가까운 학문은 맞지 않을까? 그래서 무조건 수학과 통계학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졸업하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았지만 비슷했다. 사실 내가 이루고 싶었던 미래 예측에 대한 열정도 많이 식기도 했고 여전히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졸업할 때 보니 현실이 보였다. 학문을 파고들기에는 공부를 그다지 잘하진 않았고 성적도 좋지 않아서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친구들이 다 취업하고 이제 밥벌이하는 것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어떤 일이 좋을까? 했더니 대학 때 사용했던 Python, R 프로그래밍 언어가 생각났다. 나름 재밌었고 흥미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직업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고 데이터 분석 쪽으로 공부를 하면서 부스트캠프 같은 무료 강의 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래밍하고도 조금씩 더 가까워졌던 것 같다.
교육
그 때쯤 가장 고민했던 것은 Python, R 을 계속 파서 데이터 분석을 할까? 새로운 언어인 Java를 배워서 백엔드 개발자가 될까 였다. 사실 내가 꿈꾸는 미래 예측을 하고 싶다면 전자 방향으로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후자를 선택했고 바로 패스트캠퍼스의 국비 교육을 들었다. 데이터 분석, 통계학이라는 전공을 살려서 그 분야로 취업하는 것도 좋았지만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이 정말 커졌다. 무료 교육들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친해지면서 영어로 몇 줄 끄적하는게 웹이 되고 어플리케이션이 되는거지? 라고 생각했다. 개발자가 될 수 없더라도 교육 들으면 그 웹과 어플리케이션 내부를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면서 정말 큰 서비스를 운영, 개발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7~8 개월 교육이었고 하루에 9시간씩 학습하면서 정말 열심히 진행했다. Java의 기본부터 Spring Boot까지 배울 수 있었고 CS지식, 프로젝트 경험, 협업, 멘토링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많이 배우고 몰입할 수 있었다. 혼자 생각하길 대학교 때도 이렇게 몰입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학 때도 이 교육에서 몰입한거 반만큼만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취업 과정
원티드를 통해 지원하였고 이력서 제출부터 합격까지 약 한 달이 넘게 걸린 것 같다. 물론 원티드로만 지원하진 않았다.
모든 신입들이 그렇겠지만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수없이 고치면서 계속 지원했던 것 같다. 대부분이 서류 탈락인 경우가 정말 많았고 코테, 과제 전형까지 진행되는 경우도 많지는 않았다. (코테 전형부터 시작하는 경우 제외)
수많은 부트 캠프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모든 기업에서 개발자를 모셔가지는 않는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은 정말 높다.
신입 개발자 연봉 6~8000!! 의 신입 개발자는 2~3년차의 실무 경험과 높은 트래픽 처리 경험을 가진 그런 개발자를 말한다고 생각하자! 처음부터 저런 개발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나의 회사 입사 전형 순서
이력서, 포트폴리오 제출
1차 면접 : 팀장님들 면접, 기술 면접, 기본적인 CS 지식, 회사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 프레임워크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과제 전형 : 과제의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 변하는 것 같지만 내가 받았던 과제에서는 코드를 작성하는 습관이나 논리적인 코드 작성 능력, 문제 해결력 등을 보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후기 :
꼭 테스트 코드 작성하자.
더 좋은 코드를 생각하고 큰 구조에 대해 고민해보자.
고민한 흔적을 많이 남겨주자.
2차 면접 : 실장님 면접, 기술적인 부분보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중심 면접, 인성 면접이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혹시 과거에 어떤 역경을 이겨낸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류의 질문들이었다.
이런 질문은 정답이 없으니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적절하게 대답하면 될 것 같다. 가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가끔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채용 프로세스가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진행되었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괜히 무모한 시작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결국에 안되면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까? 생각까지 했다.
결승선이 보이지 않는 달리기는 쉽지 않다. 사실 결승선도 결승선이 아니다. (끝은 어디인가..)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이시라면 어떤 이야기를 하든 들리지 않겠지만 (나도 잘 안들렸었다.) 분명히 될 것이고 시작하게 될 것이니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을 회사로 꼭 입사하시길 기원한다. 괜히 이상하고 힘든 곳 들어갔다가 시간 버리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들 화이팅!
취업 후 한 달
프로젝트의 코드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 이 코드들이 만들어내는 가치들이 놀랍기만 할 뿐이다. 이것이 서비스화되는 과정은 항상 신기하게 느껴진다.
사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순간 신기함을 넘어섰다. 복잡하고 낯설어서..
실무의 코드는 정말 많이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기술들로 많이 구성되어 있었고 수많은 생각의 집합체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지난 한달은 회사에 적응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모두들 도와주시는 분위기라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은 단순하게 개발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나의 지식노동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개발자로 가자..!
나의 다짐
코드 리뷰 잘하기
테스트 코드 많이 잘 짜기
질문 잘하고 말 생각하고 하기
책 읽기
정치 관심 가지기
운동 열심히 하기
블로그 포스팅하기
TMI
최근에 했던 여행 상품 플랫폼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정식적인 기한은 10월 말까지였는데 프론트엔드 분들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는 프로젝트 추가 진행 중에 취업을 하게 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 이 프로젝트 덕을 받아 팀원 분들도 좋은 기업에서 일하시는 개발자가 되시길 응원한다.
요즘은 운동하는 날이 많이 줄었다. 직장인 분들이 회사 다니면서 운동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나도 느꼈다. 건강 관리 잘해야 할 것 같다.